최근 들어 금이 가격 급등으로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한국의 금 보유량은 경제 규모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세계금위원회(WGC)는 최근 각국 정부에 통보한 6월 말 현재 금 보유량 현황에서 한국의 금 보유량이 14.3t으로 조사 대상 103개국 가운데 56위인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에 외환 보유액이 세계 6위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금 보유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금 보유량 1위는 미국으로 8천133.5t으로 한국의 570배가량이었다. 이어 독일(3천412.6t), 국제통화기금(3천217.3t), 이탈리아(2천451.8t), 프랑스(2천450.7t), 중국(1천54t), 스위스(1천40.1t)가 1천t이 넘는 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일본은 765.2t의 금을 보유해 세계 8위에 올랐으며 네덜란드(612.5t), 러시아(536.9t)가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경쟁 관계인 대만은 금 보유량이 423.6t으로 세계 12위였다.

 

세계 50위권에는 에콰도르(26.1t 51위), 시리아(25.8t 52위), 모로코(22.1t 53위), 나이지리아(21.5t 54위), 벨로루시(21.1t 55위)가 속했으며 한국은 56위로 키프로스(13.9t 57위), 네덜란드령 안틸레스(13.1t 58위), 체코(13t 59위)와 금 보유량이 비슷했다.

 

세계금위원회는 평가보고서에서 "한국의 금 보유량은 1998년 외환 위기에 따른 전국적인 금 모으기 운동 덕분에 4t이 더해져 총 14t이 됐다"면서 "그 당시 250t 정도가 모였지만 은행들이 금융위기 탈출을 위해 소모했으며 이 가운데 4t만 남아 한은에 보유고로 추가됐다"고 밝혔다.

 

특히 문제는 6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금의 비중이 0.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는 조사 대상국의 외환보유액 중 평균 금 비중이 10.1%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50배 이상 부족한 셈이다.

 

외환보유액 중 금의 비중이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조사 대상 103개국 가운데 홍콩.칠레(0.0%), 피지(0.1%) 정도다.

 

미국은 전체 외환보유액의 78.3%가 금이었으며 독일은 69.5%, 이탈리아는 66.1%, 프랑스는 73.0%, 포르투갈은 90.3%, 그리스는 91.6%, 오스트리아는 56.3%, 슬로바키아는 83.3%였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금값이 급등하면서 외환 보유액에서 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정부 나름대로 각국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추가 매입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