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2일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세율 인하를 유예하자는 일부 주장에 대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감세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제3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조연설에서 "최근 약화되고 있는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조세부담을 국제수준으로 경감해야 한다"면서 "소득.법인세 인하는 예정대로 시행하고 기업의 투자의욕을 촉진하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는 연말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이어 "정부가 이미 국회에 제출한 상속세율 인하는 원안대로 통과돼 상속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 가업상속에 따른 혜택은 독일, 일본 등 선진국 수준까지 더 올려주고, 최대 주주 상속 시 10∼30%까지 할증과세하는 제도를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손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영리의료법인 문제에 대해서도 법인에 대한 허용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사, 치과의사, 국가 및 지자체로 한정된 의료기관 설립주체에 일반 기업과 같은 영리법인도 추가해 의료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리법인을 도입한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은 외국인 환자를 통해 더 많은 관광, 교역, 투자를 유치한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당장의 실업대란을 막기 위해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는 한시적인 조치로 종국에는 폐지돼야 한다"며 노동의 유연성이 확보되지 못하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노사 문제와 관련, 노조가 경제위기 극복, 고용안정,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불법이 관행으로 묵인되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쌍용자동차 불법파업이 60일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변화하는 세계, 불확실한 미래, CEO의 새로운 리더십'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손 회장은 "CEO는 예리한 통찰력과 폭넓은 국제감각을 가지고 유능한 전략가로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선배경영인으로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기업의 미래를 열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한 '창의와 혁신', 원가절감과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통한 '내부역량 강화' 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시대, 우리 경제와 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후지모토 다카히로 일본 도쿄대 교수 등이 연사 및 토론자로 나선다.

 

34년 전통의 이 포럼은 기업인들이 연초에 수립했던 기업 경영계획을 점검해 보고 하반기 경영전략을 구상하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첫날 행사에는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 이인중 대구상의 회장 등 전국 상의 회장단과 기업 CEO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