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이 3개월 추가 연장됐다. 인출 한도는 300억 달러가 유지된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한은을 비롯한 14개국 중앙은행과 맺은 통화스와프 협정을 3개월씩 재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이로써 협정 만료일은 내년 2월1일로 늦춰졌다.

 

통화스와프란 자국 통화와 상대국 통화를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교환 계약 때 미리 정해 둔 환율에 따라 이자를 붙여 재교환하는 거래다.

 

한은은 작년 10월30일 미 FRB에 원화를 맡기는 대신 300억 달러까지 공급받을 수 있는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었다. 이후 국내 외국환은행들은 이 한도 내에서 한은을 통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FRB의 달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은은 작년 12월2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은행들을 상대로 모두 13차례 입찰을 실시했다. 협정 만기는 그 사이 오는 10월30일까지로 6개월 간 연장됐었다.

 

한은은 이번에 만기가 추가로 연장됨으로써 국내 외화자금 시장과 금융 시장의 안정을 지속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계약 연장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와 달리 최근 시중의 외화유동성 사정은 정부와 한은이 공급한 자금을 거둬들일 정도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은은 3월17일부터 달러 자금 회수에 착수, 한때 163억5천만 달러까지 증가했던 대출 잔액은 23일 현재 100억 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외환은행 김두현 차장은 "외화유동성 사정이 크게 개선됐고 시장의 심리도 이미 안정돼 이번 계약 연장 소식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