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국세청이 한상률 전 청장에 대한 비판 글을 내부 통신망에 올린 직원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기로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전남지역 모 세무서 직원 김모씨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광주지방국세청으로부터 오는 12일 징계위원회에 참석해 달라는 내용의 '출석통지서'를 오늘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김씨가 지난달 28일 국세청 내부게시판에 '나는 지난 여름에 국세청이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한상률 전 청장을 비판한 것과 관련,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당시 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벼랑 끝에 서게 한 원인 제공자가 우리의 수장"이라며 "국세청 수뇌부는 왜 태광실업을 조사하게 됐고, 왜 관할이 아닌 서울청 조사4국에서 조사했는지, 왜 대통령에게 직보하고 직보를 한 후에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 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나서 삭제되자 지난 2일 내부 게시판에 '근조 국세청 표현의 자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세청을 비판했지만 글은 또 곧바로 삭제됐고 이런 이유로 광주지방국세청 감사관실에서 2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국세청은 김씨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을 적용해 파면.해임 등을 포함한 중징계를 내리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씨는 오는 12일 예정된 광주지방국세청의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지 않고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소청심사위원회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할 계획이어서 파문이 확산할 전망이다.

 

김씨는 "광주지방국세청으로부터 '6월 8일 자로 직위해제했다'는 내용의 통지문이 내려왔지만 부당하다고 생각돼 수령을 거부했다"며 "이미 중징계 결론을 내려놓고 열리는 징계위원회는 의미가 없어 참석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주지방국세청은 김씨 징계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