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다운계약서'로 불리는 이중계약서를 통해 양도소득세를 적게 신고하는 행위는 적극적인 부정 행위에 해당하므로 국세부과 제척기간으로 10년을 적용해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5일 국세청과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2001년 5월 구입한 경기도 고양시 소재 주택을 2002년 3월 양도가액 4억1천800만 원에 양도하고 양도소득세를 자진납부했다.

국세청은 그러나 주택 매입자인 B씨가 다시 C씨에게 주택을 양도할 때 제출한 매매계약서 상에서 취득가액을 5억3천500만 원으로 기재한 것을 확인하고 서면조사를 통해 이를 실지 매매계약서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A씨가 B씨에게 주택을 양도할 때 양도가액을 1억1천700만 원 과소 신고했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A씨에게 2002년 귀속 양도소득세 9천400만 원을 경정고지했다.

A씨는 그러나 일반적으로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간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세금을 추징할 수 없기 때문에 양도세 납부를 거부하며 국세심판을 청구했다.

국세기본법 제26조 2항에 따르면 납세자가 사기나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는 경우 10년, 법정신고기한 내 과세표준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7년이 지나기 전까지 세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이외의 경우 국세부과 제척기간은 5년이다.

A씨는 "2002년 당시 부동산을 양도할 때는 취득.등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매수자의 요구에 따라 이중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면서 "양도가액을 낮춰 양도세 예정신고를 한 것은 사기나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국세부과 제척기간이 이미 지난 이 건에 대해 양도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A씨가 양도세 신고 때 이중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조세포탈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라며 "이는 조세의 부과 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한 기타 적극적인 부정행위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따라서 국세부과 제척기간 10년을 적용해 양도세를 경정고지한 국세청의 결정에 잘못이 없다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