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계속된 구조조정에 전대미문의 경기침체라는 대형 악재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고 있다.

  

대외변수에 의한 성장률 하락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 경제의 모세혈관인 이들 자영업자의 폐업.도산을 방치할 경우 경기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연평균 자영업주(자영업자) 수는 597만명으로 600만명 선을 하회했다. 자영업자 수가 600만명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의 586만4천명 이후 8년만이다.

  

자영업자 수는 2001년 605만명, 2002년 619만명으로 늘어난 뒤, 2003년 604만명, 2004년 611만명, 2005년 617만명, 2006년 614만명, 2007년 605만명을 기록했다.

  

자영업자 수는 경기가 나빠지면 줄어들고 좋아지면 늘어나는 경기순응적 특성이 있지만 2005년 이후 구조적인 감소추세를 타고 있다.

  

자영업자 감소 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종업원을 두고 자신의 사업을 하는 고용주는 지난해 152만7천명으로 3만5천명 줄어든 데 비해 종업원 없이 자신이 사업을 하는 자영자는 444만3천명으로 4만4천명 감소했다.

  

자영업자 수가 감소하면서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받지 않고 일하는 무급 가족종사자도 1년 만에 1만2천명 줄어 140만1천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자영업자 수가 이처럼 급속하게 줄어든 것은 연말에 경기가 추락하면서 자영업자 수도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자영업자 수는 577만9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3천명 감소했다. 11월만 해도 600만3천명으로 600만명선이 유지되고 있었지만 12월 들어 자영업자 수가 22만4천명이나 줄어들었다.

  

현재 영업을 하고 있더라도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고통은 이미 위험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진흥원이 지난달 서울 등 대도시를 포함한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440곳을 대상으로 '긴급 경기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익을 낸다는 가계는 22.9%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28.4%는 "지난 6개월 사이 부채가 늘었다"는 대답했다.

  

또 소상공인(업체)을 대상으로 경기 동향을 조사한 결과, 1월 체감경기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38.7로,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만큼 심리도 위축돼 있다.

  

우리금융지주 송태정 수석연구위원은 "경기가 나빠질 때는 자영업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며 "자영업자들이 줄어드는 구조적인 문제에 경기 요인까지 있어 당분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