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를 낸 한상률 국세청장의 후임 임명이 지연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4대 권력기관장 인사와 관련해 한상률 국세청장의 사표를 19일께 수리하고 후임 청장이 임명될 때까지 허병익 국세청 차장이 직무대리를 하도록 했다.

 

이는 국정원 등 다른 기관장 인사와 차별되는 것으로 이 대통령은 이날 신임 국정원장과 경찰청장에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각각 내정했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주성.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구속, 한상률 현 청장에 대한 의혹 제기 등 국세청장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일이 끊이지 않는 만큼 후임 청장은 강도 높은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세청장 선임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적임자를 찾고 있는데 마무리가 안됐다.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외부 인사 선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에 대한 내부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 역시 국세청장 인선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용섭 전 청장 등 국세청에 잠시 몸을 담았던 관료가 청장에 선임된 적이 있었지만 아예 국세청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 선임된 경우는 없었다.

 

지역안배 문제도 고려 사항에 올라 있다. 충남 출신인 한 청장에 이어 후임 물망에 오른 인사 대부분이 대구.경북(TK) 등 영남권 출신으로 알려졌다. 후임에 TK 출신 인사가 선임될 경우 야당의 정치 공세로 인사 청문회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출생이지만 부친 고향으로 인해 전북 출신으로 분류되는 허용석 관세청장이 하마평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는 적재적소 원칙에 의해 실시한다"면서 "지역차별 등은 없다고 그동안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국세청 내부에서는 새 청장이 내정되더라도 임명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업무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등 여러 절차를 감안하면 후임 청장 임명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여러 현안이 몰려 있어 하루라도 빨리 새 청장이 임명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