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의 골이 깊은 가운데 작년 한 해 주택 소유자가 빚을 못 갚아 경매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집이 4만채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대법원에 따르면 2008년 경매에 부친 주택 중 4만2천442채가 실제 낙찰됐다.

 

여기서 주택이란 아파트, 단독주택, 다가구ㆍ다세대주택을 포함한 것이고 오피스텔은 제외한 것이다.

 

서울 지역만을 자치구별로 보면 은평구가 231채로 경매로 소유주가 바뀐 주택이 가장 많은 가운데 강서구 196채, 강남구가 179채로 뒤를 이었다.

 

반면 중구(40채), 용산구(47채), 성동구(54채)는 경매로 넘어간 집이 가장 적은 지역에 속했다.

 

연도별로는 2004년 7만7천633채였던 경매 낙찰 주택은 2005년 8만9천684채로 정점에 달하고 나서 2006년 7만5천725채, 2007년 4만6천517채, 2008년 4만2천442채로 계속 주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각종 부동산 정책에 경기침체가 더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경매에 참여하면 무조건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의식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현재 전국 법원에서 경매가 진행 중인 주택은 모두 7만7천755채로, 경기가 다소 늦게 반영되는 경매 시장 특성상 올해는 경매로 소유자가 바뀌는 주택은 작년보다 다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채권자들이 주택을 경매에 부쳐도 채권을 온전히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인지 아직 주택 경매 신청 건수가 급격히 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