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수백%의 살인적 고금리를 물리고 불법 추심을 일삼으면서 정작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은 혐의가 있는 고리 사채업자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폭리를 취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는 일부 학교 위탁 급식업체와 장의업자들에 대해서도 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11일 세금 탈루 혐의가 짙은 무등록 사채업자와 등록 대부업자 59명, 학교 급식업자 5명, 장의업자 3명 등 67명에 대해 이날부터 세무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금융시장 혼란과 경기 침체로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틈을 타 법정 이자율을 넘는 초고금리를 받거나 폭행, 협박 등 불법 추심을 하고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사채업자들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지난 3년간 261건의 사채업자 조사를 벌여 363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기업어음을 수집, 할인하는 방법으로 수입금을 탈루한 뒤 해외 부동산을 사들이거나 역술업, 건설업 등 다른 일을 하면서 형성한 자금으로 미등록 사채업을 하는 사례들이 있는 점을 감안해 금융 추적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특히 이들 외에 별도의 자금을 댄 사람, 즉 전주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전주가 확인되는대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이번에 조사를 받는 급식업체들이 값싼 저질의 식재료로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협하면서 허위계산서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장의업자들은 장례라는 특수성을 악용해 저질 수입 장의용품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폭리를 취하고 세금 신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국세청 이현동 조사국장은 "금융시장 불안 등을 고려해 지난 10월29일부터 기업들의 정기 세무조사는 당분간 전면 유예하기로 했으나 고리 사채업자 등 서민생활 안정을 저해하는 경우는 지속적으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