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봉급생활자들이 슬슬 '13월의 보너스'인 연말정산을 준비할 시기가 도래했다. 하지만 올해는 연말정산으로는 근래에 보기 드문 '격변기'다.

적용되는 소득세율 구간도 달라졌고 이런저런 항목도 확대되거나 변경된 것은 물론, 연말정산 서류를 제출하는 시기가 12월에서 이듬해 1월로, 과다납부 세금을 돌려받는 시기도 1월에서 2월로 한 달씩 미뤄진다.

국세청은 1일 이렇게 변경된 연말정산 내역들을 잘 정리해 내년 1월말까지 제출해주도록 원천징수의무자(회사)들에 안내문을 보냈다.

 
◇ 달라진 과표구간..공제서류 제출 내년 1월
올해 연말정산을 할 때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올해부터 적용된 과표구간 조정내역이다.

지난해까지는 과표 1천만원 이하(8%), 1천만원 초과∼4천만원 이하(17%), 4천만원 초과∼8천만원 이하(26%), 8천만원 초과(35%)의 과표구간이 적용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세율은 4단계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지만 적용구간은 1천200만원 이하, 1천200만원 초과∼4천600만원 이하, 4천600만원 초과∼8천800만원 이하, 8천800만원 초과로 달라진다.

소득구간이 낮은 사람이 더 혜택을 보도록 최저구간 과표는 20% 상향 조정됐고 중간구간은 15%, 최고구간은 10%가 상향 조정됐다.

또 중요한 사실은 연말정산 관련 서류를 12월에 제출해 1월에 과다납부 세금을 돌려받는 형식이 아니라 1월에 제출한 뒤 2월에 돌려받는다는 점이다.

 
◇ 의료비.카드 공제는 13개월치..공제금액 계산은 '20-20'
연말정산 시기가 달라지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부분은 의료비와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공제의 대상 기한이다.

지금까지는 매년 12월 연말정산 서류를 제출할 때 이들 항목의 공제대상 시기가 전년 12월∼올해 11월까지 사용분이었다.

하지만 연말정산이 한 달 미뤄지면서 앞으로는 매년 1월∼12월 사용분이 대상이 된다. 이로 인해 2008년 귀속분 만큼은 시차조정을 위해 지난해 12월∼올해 12월의 13개월치가 된다.

세계적 금융불안과 이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로 급여의 삭감과 동결이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 됐지만 지갑이 얄팍해진 봉급생활자들에게 최악의 시기에 조금이나마 돌려받을 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공제의 기준도 지난해까지는 총급여액의 15%를 넘는 경우 초과금액의 15%까지였지만 올해부터는 총급여 20% 초과분에 대해 초과액의 20%를 공제하는 형식으로 바뀌게 된다.

단 공제한도가 총급여의 20%와 500만원중 적은 금액이란 점은 지난해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