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1일 수도권 기업의 지방투자를 늘리기 위해 기업을 유치한 지자체에 세수를 되돌려주기로 했다.

 

정부는 또 지방으로 옮기는 기업에는 도시개발권 규제를 대폭 풀어 기업의 수요에 맞게 입지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기업의 지역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에 따른 지방의 기업유치나 투자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에 그쳐 지방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적었지만 지자체와 기업에 혜택과 권한을 대폭 부여함에 따라 지방투자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 법인세.부가세 증가분 지자체에 환원 
재정부는 지자체에 지역발전 노력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기존 성장거점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기업유치 등 지자체의 지역발전 노력이 지방 재정여건 개선으로 연계되도록 '지역발전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역발전인센티브 제도'란 지자체의 기업유치 노력으로 법인세.부가세가 전국 평균 증가율을 초과해 징수되는 경우 세수 증가분의 일정비율을 해당 지자체에 인센티브 형식으로 환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다만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인센티브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업도시.경제자유구역.제주특별자치도 등 기존 성장거점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된다.

 

기업도시의 경우 법인세 감면대상을 기존 제조.물류업 등에서 문화사업으로 확대하고 일몰시한도 2009년 말에서 2011년 말로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법인세 감면 대상에 지정될 경우 최초 3년간 100%, 이후 2년 간 50%의 법인세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제조업에서 3천만달러 이상 외국인투자에 대해서는 외투위 심의절차를 생략하는 등 조세감면 절차가 대폭 간소화한다.

 

재정부 관계자는 "외투위 심의절차를 생략하면 약 6개월 정도 일정을 앞당길 수 있어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특별자치도 투자진흥지구 내 법인세 감면 대상도 현행 외국인투자기업에서 국내개발사업자로 확대되고, 감면 대상 관광사업업종에 관광식당업이 추가된다.

 

다만 외국인투자기업은 최초 3년 간 100%, 이후 2년 간 50%의 법인세가 감면되지만 국내개발사업자에 대한 법인세 감면혜택은 3년 간 50%, 2년 간 25% 등으로 외국인투자기업의 절반 수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지방이전 기업에 도시개발권 더 준다
지식경제부는 수요자인 기업 주도로 기업의 수요에 맞는 입지공간을 조성할 수 있도록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기는 기업(기업군)에 토지수용권과 도시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수립권, 시공권, 분양권 등을 주기로 했다.

 

현행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은 기업도시 시행자가 개발구역 토지면적의 50% 이상을 확보해야 토지수용권을 주고 있지만 앞으로는 '50% 이상' 기준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구역 기준(330만㎡ 이상)과 기업도시 시행자가 기업도시의 주된 용도로 사용되는 토지의 20~50% 범위에서 토지를 직접 사용해야 하는 현행 규제도 완화된다.

 

지경부 이승재 지역경제총괄과장은 "국토해양부와 수도권 기업이 이전할 경우 기존의 기업도시 요건을 완화한다는 큰 방향은 정해졌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부처 간 협의를 거쳐 기업도시개발법령을 개정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말했다.

 

현재 기업도시는 주로 개발사업자가 개발하고 분양하는 형태로, 규제가 많아 수요자인 기업의 참여가 저조했다.

 

삼성전자가 아산 탕정에 투자할 때 현행 기업도시 규제 때문에 개별 지역산업단지로 내려갔지만 앞으로 제조업 기업들이 협력 업체와 함께 지방으로 옮길 수 있도록 요건이 완화되면 기업도시 추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경부는 또 지방으로 옮기는 기업이 기존의 부지를 매각하는 부담도 덜어주기 로 했다. 토지공사의 부동산 매입방식을 현행 채권매입에서 건당 50억원까지 현금매입으로 바꾼다.

 

◇ 9조원 규모 지역 및 광역발전특별회계 신설
지역발전정책 관련 재정지원은 지자체의 예산편성 자율성을 확대하고 투자효율성을 제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우선 올해 7조6천억원 규모인 균형발전특별회계를 9조원 내외의 지역 및 광역발전특별회계로 확대 개편하고, 지역계정과 광역계정으로 나눠 운영하기로 했다.

 

4조원 규모의 지역계정은 210개 세부사업을 20개 사업군으로 통합하고 지자체가 해당 사업군의 목적과 재원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내용 및 용도를 설계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포괄보조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재정당국이 사전에 제시한 사업리스트에서만 지자체가 선택하는 제한적 사업 선택권 방식이 적용돼 왔다.

 

5조원 규모의 광역계정은 광역경제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광역권 전략산업 및 거점대학 육성 등에 집중투자하기로 했다.

 

규제개혁 등 제도개선도 추진된다. 정부는 시.도지사에게 규제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인.허가 의제 확대, 토지이용 지역.지구 통폐합 등을 통해 원-스톱(ONE-STOP) 인.허가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시.도경제협의회'를 정례화해 상시 규제개선 채널로 활용하고, 고유가.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 지역경제를 감안해 지방금융 활성화, 지방 교육여건 개선, 전통시장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은 '지역경제 활성화대책 패키지'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역 및 광역발전특별회계 신설, 지역발전인센티브제도 도입은 올해 정국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해 2010년부터 본격 운영하고, 기업도시.경제자유구역.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대한 세제지원, 규제개혁 등 제도개선 사항은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