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06년부터 조사해온 은행 수수료 담합건을 다음주 열리는 전원회의에 상정해 논의한다.

  

이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는 새 정부에서 임명된 백용호 위원장의 취임후 처음 열리는 전원회의인 데다, 특히 백 위원장이 금융전문가로 알려져 있어 제재 수위가 어떻게 결정될 지 관심이다.

  

19일 공정위와 금융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26일 전원회의를 열어 은행 수수료 담합건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지난 2006년 6월께부터 은행 수수료 담합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으며, 은행들이 수출환어음매입 수수료와 뱅커스 유전스(banker's usance) 수수료, CD공동망 수수료, 지로 수수료 등 4가지 수수료를 담합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조사를 마친 뒤 이런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각 은행에 통보했으며 은행들의 반론도 접수하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다음 주에 수출환어음매입 수수료와 뱅커스 유전스 수수료 담합건을 우선 상정하고 다음달 2일에 나머지 안건을 논의한 뒤 제재 여부와 수위를 한꺼번에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그동안 각종 수수료 수입에 힘입어 막대한 순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져있기 때문에 위법행위가 관련된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게 되면 과징금 규모가 수 백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건의 조사과정에서 은행들이 4가지 수수료 종류별로 각각 담당자 회의를 열어 공동으로 수수료율을 결정하고 3∼5년간 실행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에 적발된 은행에는 주요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과 외국계 은행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행들은 공정위가 금융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제재를 강행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수수료도 같을 수 밖에 없지 않냐"면서 "공정위가 근저당설정비 관련 표준약관 개정에 이어 이번 건도 현실을 무시하고 억지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대해 공정위는 은행들이 직접 모여서 일종의 '서비스 가격'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합의로 결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원회의는 백용호 위원장과 서동원 부위원장 등 공정위의 새로운 수뇌부가 임명된 후 처음 열리는 회의여서, 제재 수위에 따라 향후 공정위의 사건처리 방향을 전망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 절차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면서 "다만 다음주에는 전원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새로 입주한 청사의 심판정 공사를 조속히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