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연구기관과 투자은행들이 당초 5%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하향조정하고 있다.

  

올해 성장률이 새 정부 목표치인 6%대의 절반 수준인 3%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도 있었다.

 
◇ 민간연구소 일제히 하향조정
6일 민간경제연구소들에 따르면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5.0%에서 4.7%로 무려 0.3%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다른 연구소들도 하향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내주께 발표할 예정인 '중장기 국내 경제전망'에서 당초 5.0%에서 4.9%로 내렸던 올해 성장률 전망을 추가로 하향조정할 계획이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당초 예상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가 심각한데다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세까지 겹쳐 세계경제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내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다음달께 올해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주 원 거시경제실장은 "세계경제여건이 워낙 악화되고 있어,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할 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 투자은행 3%대 비관적 전망도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평균 4.7%로 전망하고 있지만, 3%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곳도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은행별 성장률 전망을 보면 메릴린치가 5.5%로 가장 높았고 BNP파리바와 골드만삭스가 각각 5.0%를 예상했다.

  

이어 JP모건이 4.8%, 모건 스탠리 4.7%, 씨티 4.6%, 리먼 브러더스가 4.3%를 각각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3.9%를 예상,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내놨다.

  

이들 8개 투자은행이 제시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 평균은 4.7%로, 아시아 주요국가 중 꼴찌에서 3번째다. 올해 우리보다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전망된 곳은 대만(4.3%)과 태국(4.6%) 뿐이다.

  

중국(10.3%), 인도네시아(6.1%), 필리핀(6.0%) 싱가포르(5.5%), 말레이시아(5.4%), 홍콩(5.3%)은 모두 한국보다 성장률 전망치가 높았다.

 
◇ 정부도 하향조정 가능성
  

당초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6%로 잡은 정부가 이달 중순께 나올 경제운용방향에서 목표를 어떻게 수정할 지 관심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오찬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을 6% 정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서 말처럼 쉽지 않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국책경제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작년 10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5%로 전망해놓고 아직 하향조정하지 않았다.

  

임경묵 연구위원은 "오는 5월 새 전망치를 내놓을 텐데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미국 경제 둔화는 예견된 대로지만, 유가가 생각보다 많이 올랐고 국제 원자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