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이 줄어도 급등하는 기업용 토지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국민소득 대비 부담률이 선진국보다 높은 법인세 등 불합리한 세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대한상공회의소가 촉구했다.

  

대한상의는 17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제개선 과제' 보고서를 통해 법인세, 상속세 및 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 각 세목에 걸쳐 기업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는 세제 12개항을 지적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우선 종부세의 경우 경기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에 대해 공시지가 상승 등을 이유로 무거운 세금을 물리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고 "기업의 사업용 토지는 생산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필수자본으로 고액의 부동산소유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종부세의 도입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특히 지가상승률이 높은 지역에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2004년 대비 8.4%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종부세를 포함한 토지 관련 보유세는 55.3%나 증가한 한 업체의 사례를 들었다.

  

대한상의는 "관광호텔업, 휴양업, 대중골프장, 공장용건축물의 부속토지 등 일부 서비스용 토지에 적용되고 있는 과세특례라도 확대적용해 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인세에 관해 대한상의는 "우리나라의 세율은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27.5%로 홍콩(17.5%), 싱가포르(18%)보다 높고 내년부터는 중국(현행 33%에서 25%로 인하)보다 높아지게 된다"면서 이로 인한 기업경쟁력의 약화를 우려했다.

  

대한상의는 우리나라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는 이중과세 등의 문제로 국내총생산(GDP)대비 3.5%에 달해 독일(1.6%), 미국(2.2%), 영국(2.9%) 등 선진국보다도 높다고 지적하고 "1999년 24%였던 법인세율을 2003년 12.5%까지로 낮춘 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델 등 미국 업체들을 대거 유치했던 아일랜드의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속세와 관련해서는 사망자의 상속재산 전체에 10-15%의 누진세율을 적용한 후 세액을 상속인들이 분담하는 '유산과세형'에서 상속인별로 취득하는 재산에 각각 세율을 적용하는 '취득과세형'으로 전환하고 상속인과 피상속인간 친인척도에 따라 차등세율을 적용함으로써 직계상속의 경우 세율을 낮춰주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대주주 보유주식에 대한 상속시 할증과세를 폐지하거나 할증률을 낮춰 경영권 승계를 원할히 해야 한다고 상의는 촉구했다.

  

상의 관계자는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세제의 단순화, 국제적인 조세경쟁력 강화, 기업가 정신 고취 등에 초점을 맞춰 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