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일단 '죽음의 조'를 피했다.

 

대신 15년 만에 월드컵 예선 무대에서 펼치게 된 남북 대결은 축구 교류 측면에서 '호기'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적잖은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한국시간) 남아공 더반에서 진행된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 추첨 결과를 분석하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우선 껄끄러운 중동의 난적들을 피해 비교적 무난한 조에 속했다.

 

1조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편입한 호주와 중국, 이라크, 카타르가 한데 속해 죽음의 조로 불릴 만하다.

 

2006 독일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호주와 올해 아시안컵 챔피언 이라크, 작년 도하아시안게임 우승팀 카타르, 그리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국이 두 장의 최종예선행 티켓을 놓고 피말리는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란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시리아 등 중동 네 팀이 묶인 5조도 어려운 편성이다. 이란이 상대적 우위에 있지만 나머지 세 팀의 전력이 엇비슷하다.

 

2조 일본도 중동세인 바레인, 오만이 만만찮고 태국도 동남아에서 가장 전력이 강해 쉽지 않은 예선이 될 전망이다.

 

4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우즈베키스탄이 우위에 있고 레바논, 싱가포르가 묶여 비교적 쉬운 편이다.

 

시드를 받은 한국이 속한 3조에는 북한과 요르단, 투르크메니스탄이 들어왔다.

 

요르단은 2004년 아시안컵에서 당시 본프레레호가 득점없이 비긴 적이 있지만 최근 강세를 보이는 바레인, 오만, 시리아에 비하면 중동 팀 가운데는 비교적 약체로 꼽힌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전력이 베일에 싸여있고 청소년대회에선 제법 강한 면모도 보였지만 그리 두려워할 상대는 아니라는 평가다.

 

북한, 요르단, 투르크메니스탄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모두 100위권 밖으로 객관적 전력에선 한 수 아래다.

 

결국 한국은 북한과의 홈앤드어웨이 맞대결이 가장 의미있으면서도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남북통일축구를 기치로 친선경기를 벌인 적이 많지만 월드컵 예선은 남북 모두 양보할 수 없는 결전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일본, 이란과 같은 조에 속해 탈락했지만 강호들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북한은 최근 베이징올림픽 예선에서도 탈락했지만 마지막 세 경기에선 이라크, 레바논, 호주를 상대로 1승2무를 기록,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아시아 무대를 평정한 청소년대표팀에서 올라온 유망주들의 실력이 급성장하는 추세라 새롭게 구성될 북한 대표팀이 어떤 면모를 보일지 예측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