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소득세제는 누진성이 상당히 높아 거시경제 지표를 악화시키고 모든 소득계층의 소득.자산 수준을 낮춰 소득 재분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영준 한양대 교수는 5∼6일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에서 열리는 한국재정학회 추계 정기학술대회에 앞서 4일 배포한 '근본적 세제개혁 논의와 우리나라 소득과세 개편방향'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전 교수는 우리나라의 현행 근로소득 세제와 관련해 "노동에 대한 세부담이 평균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나 세제의 누진성은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 누진과세는 거시경제 지표를 전반적으로 악화시키고 소득 및 자산 수준도 전 소득계층에 걸쳐 낮추는 등 소득 재분배 효과에도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따라서 "누진과세를 비례과세로 개편해 거시경제 지표를 호전시켜야 하는데 이 경우 소득 및 보유자산 등의 증가가 고소득계층에 더욱 크게 나타나 소득 및 자산분배가 악화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 "악화된 분배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이전지출을 취약계층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근로소득세제의 정상화를 위해 현재 높은 수준의 면세자 비율을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근로소득공제 기준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소득공제의 하향 조정이 어려울 경우 현 수준에서 동결해 평균 근로소득 대비 근로소득공제 수준이 서서히 낮아지도록 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근로소득세 기반을 확충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부가급여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과세.감면 제도의 정비와 관련해서는 저축에 대한 조세지원은 정리하되 비용공제적 소득공제는 강화해야 한다고 전 교수는 지적했다.

전 교수는 "저소득층에 대한 비과세.감면 저축은 필요하지만 세제 단순화와 조세수입 확보를 위해 상당 수준 정리돼야 한다"면서 "반면 누진 세제를 비례 세제로 전환하면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세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교육비, 의료비 등 필요지출항목에 대한 비용공제적 소득공제는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