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전문 통신 블룸버그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과세해야 하는지에 대해 법원의 판단이 엇갈려 상급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1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이 법원 행정4부(민중기 부장판사)는 블룸버그의 한국내 자회사 블룸버그코리아 유한회사(이하 BKL)가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블룸버그의 국내 고정사업장이 존재해 과세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드 장비와 블룸버그 수신기 및 BKL 사무실 내 교육장소는 이미 확보된 블룸버그 서비스 고객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새 고객을 확보하고 확보한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고정된 사업장소"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블룸버그의 국내 고정사업장이 없어서 영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BKL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국내 고정사업장인 노드 장비 등을 거쳐 미국의 블룸버그에 제공된 장비설치 용역에 대해 과세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같은 법원 행정13부는 앞서 블룸버그 본사가 종로세무서를 상대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국내에 블룸버그의 고정사업장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며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판결했었다.

 

재판부는 당시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한국내 자회사에 고정사업장을 통한 상업적ㆍ산업적 활동이 없다면 국내법상 세금이 면제되는데 노드 장비는 미국의 주컴퓨터부터 가공ㆍ수정된 정보를 받아 단순히 고객들에게 매개ㆍ전달하는 장치이고 장비의 설치ㆍ유지 업무가 블룸버그의 사업상 부수적이고 보조적인 활동에 불과해 국내에 블룸버그의 고정사업장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블룸버그 본사와 한국내 자회사 BKL은 종로세무서가 각각 부가가치세 등을 부과하자 국내에 블룸버그 고정사업장이 없다며 이를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고 세무당국은 노드 장비와 블룸버그 수신기 등을 블룸버그의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보고 과세해야 한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