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13일 변 전실장에 대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 고위 관료로 있던 시절 신씨가 일하던 성곡미술관에 다수 대기업이 거액을 후원한 사실을 확인하고 전날 기업들과 성곡미술관 관계자를 불러 후원 대가로 청탁이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조사를 벌이고 있는 후원업체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져 있는 업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기업 관계자들의 진술이 다 옳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아직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한 기획예산처 등 여러 정부부처로부터 미술품 구입내역에 대한 서류를 요청해 살펴보고 담당자를 상대로 변 전 실장이 근무하던 부처와 다른 부처가 신씨로부터 미술품을 실제 가격보다 더 비싸게 혹은 불필요하게 사지 않았는지에 대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특히 2005년부터 정부부처에서 그림을 사지 않고 빌리는 게 제도화됐음에도 기획예산처가 수천만원을 주고 그림을 구입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신씨의 동국대 교원임용 책임자인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과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의 책임자인 한갑수 전 비엔날레 재단 이사장 등에게서도 위법성이 드러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자료를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혀 이들의 진술 이외에 일부 물증을 확보했음을 암시했으며 이들의 이메일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재청구할 계획이다.
검찰은 전날 동국대 교수들과 예산지원팀 관계자를 소환해 신씨의 임용 무렵에 변 전 실장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정위원 등을 소환해 객관성을 잃은 감독선정의 경위와 이 과정에서 변 전 실장이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캐물었다.
검찰은 비엔날레 감독을 선임한 관계자들을 상대로 청와대 모 수석을 포함한 3명이 외압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한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검찰은 당초 이날 변 전 실장과 주요 참고인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키로 했으나 영장 기각 사실이 알려져 실효성이 의심스러워 졌다며 계획을 일단 보류한 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의 주거지, 임시주거지, 이메일 계정, 노트북 컴퓨터와 주요 참고인들의 이메일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피내사자인 변 전 실장이 주요 참고인들과 친밀한 관계라든지 하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고 이들 참고인은 감독선임과 교수임용 과정에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들"이라며 "공범이 아니더라도 이들이 서로 연결해주는 사람이었을 수 있는데 이런 연결고리를 끊으면 수사가 차단될 수 있기 때문에 이메일 계정의 압수는 필수"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변 전 실장의 청와대와 협의해 사무실 컴퓨터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변 전 실장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조사자료도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무실 컴퓨터를 분석할 필요성이 있는데 어떤 방법으로 확보할 것인지 고민"이라며 "기밀 사항이 많이 들어있는데 무작정 가져다가 볼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6개월짜리 미국 비자를 받아 곧 불법체류자가 될 신씨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형사사법공조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씨 본인과도 여러 통로를 통해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신씨의 휴대전화 전화통화 명세에서 배후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결정적인 단서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신씨가 사적으로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여러 대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또 신씨의 나체사진이 보도된 것과 관련해 누군가 어떤 의도를 갖고 사진을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사진의 촬영 경위와 출처 등을 파악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진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다. 어떻게 된 일인지 들여다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