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중구 등 3개 자치구는 구세(區稅)인 재산세의 일부를 서울의 모든 자치구에 똑같이 나눠주도록 한 지방세법 개정안이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며 31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공동청구했다고 강남구가 밝혔다.

3개 자치구는 "기초자치 단체 간 재정 불균형은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서울시만을 대상으로 입법을 추진한 것은 법률적 형평성을 잃은 채 이기적 지역주의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해당 자치구 주민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지방세법 개정안의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전문가 등을 상대로 사전자문한 결과 '이번 법 개정은 헌법정신에 규정한 재정자치권을 침해하고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나는 입법권의 일탈'이라는 의견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3개 자치구는 또 "정부가 기초자치 단체 간 균형발전과 재정격차 완화를 위한다면 전국적 틀 속에서 국세와 지방세 간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조속한 시일 안에 재산세 공동과세의 대안을 제시해 이 방안이 입법화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심판을 청구한 3개 자치구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역임한 주선회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

국회는 지난달 3일 본회의를 열어 서울시내 자치구 간 세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구세인 재산세 가운데 일부를 서울시와 자치구가 공동 과세한 다음 시내 25개 자치구에 배분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세인 재산세 40~50%의 세목을 서울시세로 변경해 서울시가 인구와 면적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각 자치구에 배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