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경제학적 기법을 사용해서 사람들의 행태를 분석함으로써 간접적인 가치를 추정해볼 수는 있다.

이런 방식을 이용해 우리나라 여성들이 첫 아이에 대해 부여하는 가치를 따져보면 대략 1억2천만원 정도라는 분석 결과가 나와 흥미를 끈다.

이 추산결과는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연구원이 발간하는 '재정포럼' 6월호에 실린 '저출산 대책으로서 재정정책이 여성의 출산,노동공급,결혼 결정에 미치는 효과'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보고서는 1998∼2004년에 걸쳐 5천가구의 노동시장 선택 정보를 담고 있는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계량경제학적 기법을 이용해 소비와 여가, 자녀의 수, 노동공급 상태 등을 변수로 하는 여성들의 효용함수를 추정해냈다.

이 함수는 소비와 여가 변수는 커질수록 효용이 커지고 자녀는 그 수가 증가할수록 효용이 늘어나지만 자녀수가 늘어날 때마다 증가하는 효용의 폭, 즉 한계효용은 줄어드는 형태로 구성됐다.

이 함수를 통해 구해진 한계효용 추정치를 이용해 첫 자녀의 가치를 화폐단위로 환산해보면 약 1억2천만원 정도가 된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자녀가 주는 효용을 자녀 1명을 갖기 위해 줄어드는 소비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자녀가 주는 효용을 소비의 한계효용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화폐가치를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출산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화폐단위로 환산해보면 약 1억3천만원 정도라는 추정결과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출산장려책 가운데 보육비 지원정책은 출산정책 측면에서는 모든 여성들에게 지원하는 것이 효과가 좋지만 노동공급 확대 측면에서는 일하는 여성으로 지원을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여성 노동자가 근무시간이나 장소를 자신의 선택에 따라 조정하는 탄력근무제가 출산장려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