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설비투자 부진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외환위기 이후 설비투자의 추이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2005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3년만에 경제성장률을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는 경제가 5.0% 성장하면서 설비투자도 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이후에 경제성장이 이뤄져도 설비투자는 늘지 않는 경향과는 다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연구소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005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4.1%였으나 설비투자증가율은 1.4%에 불과했다"며 "경제성장이 1% 이뤄질 때 설비투자는 1.5% 증가했던 외환위기 이전에 비하면 상당히 미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가 늘지 않는 경향이 지속됐던 것은 기업들의 과잉투자 조정이 진행된 데다 2002년 소비버블에 이은 가계부채 조정으로 운수장비 등 비제조업체들의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2000년대 초반까지 기업들의 급격한 구조조정 이후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해지고 설비자본의 생산성도 크게 향상되는 등 설비투자에 애로 요인이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등으로 내수부문의 구조조정이 반복될 가능성도 낮아 향후 설비투자와 경제성장과의 관계가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특히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가계부실화 가능성은 낮은 수준이라면서 주택가격에 따라 상환능력의 변화를 가져오는 일시상환부채 비중이 하락하고 부채의 만기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경우에도 지난 수년간의 가격 상승분을 고려할 때 부채상환에 큰 문제를 초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경제성장과 설비투자간 선순환을 복원하려면 출자총액제한 등 진입규제와 토지이용 및 수도권 입지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하며 중소기업 구조조정으로 과다한 산업경쟁을 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