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액이 한해 9조원 대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은 '세계금연의 날'(5월31일)을 앞두고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주최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7 금연정책포럼'에서 '흡연의 사회경제적 손실.폐해'란 연구자료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1992∼1995년 당시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 의료보험 가입자 및 그 가족 중 한 번이라도 건강검진을 받은 117만8천138명(남자 80만4천937명, 여자 37만3천201명)을 대상으로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최장 13년 간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 흡연자의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은 총 8조9천205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93.8%에 달하는 8조3천633억 원이 조기사망으로 인한 손실로 나왔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조기사망에 의한 손실비용은 2005년 전체 사망자수에서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수를 구한 뒤, 사망 당시 연령에서 남아있는 기대사망연수와 기대수입을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했다.

 

또 입원치료비와 외래진료비 및 약 비용 등을 포함한 직접 비용은 3천 억 원으로, 외래방문을 위한 교통비, 간병비, 보호자의 시간 비용, 입원 및 외래진료로 인한 생산성 손실비용 등을 합한 간접비용은 2천571억 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전체적으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조기사망할 확률이 남자 1.65배, 여자 1.9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흡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암은 남녀 모두 후두암으로 남자의 경우 흡연자의 후두암으로 인한 사망이 비흡연자의 6.5배, 여자는 4.21배 각각 높았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후두암에 이어 흡연의 영향을 받는 암은 남자는 폐암, 식도암, 방광암, 구순.구강.인두암 등의 순이었고, 여자는 폐암, 자궁내막암, 자궁암 등이었다.

 

흡연은 순환기 질환에 의한 사망에도 영향을 미쳐 급성심근경색, 허혈성심질환, 뇌졸중 등에 의한 사망 위험도를 남녀 모두 비흡연자에 비해 1.6∼1.7배 정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이명순 교수는 면세담배 폐지, 미성년자 담배 판매 금지를 위한 담배진열대 접근 규제, 실내 전면 금연 구역화 추진, 청소년 흡연 예방 교육강화 등 금연정책을 담배규제기본협약에 따라 크게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