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의]
A교회가 별관을 지어 수영장과 헬스장, 스쿼시장을 마련해 놓고 일정한 이용료를 받으면서 운영해 온 데 대해 구청장이 재산세 등을 부과하였을 경우, 교회가 구청장을 상대로 부과처분취소청구소송을 제기한다면 그 청구가 받아들여질까요?

 

[답 변] 
종교와 세금은 언뜻 서로 다른 차원으로 보여 신앙에 대해 세속적인 잣대로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이 매우 부당하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으로서의 종교는 그 활동을 위하여 건물을 소유할 수도 있고 기타 부대시설을 마련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부분들이 과연 종교의 본질적인 활동에 사용되는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과세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최근 비록 하급심이기는 하지만 종교단체와 세금부과에 대해 결론을 달리하는 판결이 나와 주목됩니다.

서울시에 소재한 B 종교단체는 건물을 출연 받아 소속 대학생들을 위한 일종의 기숙사로 사용하면서 대학생들에게 엄격한 종교적 규율 아래 기도회, 성경 공부 등 신앙생활을 하게 하였는데, 관할 구청장은 이 건물이 종교용만이 아닌 대학생들의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이상 비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취득세, 등록세를 부과하였고, 이에 대해 이 단체가 구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지만, 서울행정법원은 ‘종교단체가 취득한 부동산에 대하여 지방세법에 따라 비과세하기 위해서는 그 부동산이 종교단체로서의 본질적 활동인 종교의식, 종교교육, 선교활동 등에 사용하거나 종교 활동을 위하여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필요불가결한 중추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의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등 종교적인 목적으로 직접 사용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해당 건물이 이러한 목적보다는 입주 대학생들의 주거로서 주로 사용되고 다만 부수적으로 종교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입주대학생들이 위에서 든 필요불가결한 중추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과세대상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반면, 여러 목회자가 모여 기독교 이념에 바탕을 둔 가정사역기관인 C 연구소를 설립하고 서울 소재 건물을 소유함에 따라 관할 구청장이 취득세와 등록세를 부과하자 위 연구소가 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은 ‘외형적인 의식보다 삶의 현장 속에서 교리의 의미를 깨우치고 이를 적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복잡·다양해지는 사회에서는 선교의 방법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며 비록 전통적인 교회와 다른 형태이더라도 기독교 신앙을 기본 이념으로 삼고 비영리 활동을 펼치는 데 사용하는 건물이라면 면세대상이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한편, 질문의 사례에서는, A 교회가 별관에 수영장 등의 시설을 마련한 후 일정한 이용료를 받고 운영한 데 대해 관할 구청장이 재산세를 부과함에 따라 위 교회가 구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서울고등법원은 ‘교회의 수영장 등이 광범위한 선교활동을 위해 제공되고 활용되는 이상 종교적 사업에 관련된 부동산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해도 사회통념상 수영장과 헬스장 등이 종교적 활동의 수행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로서 인식되지 않고 있다’면서 ‘체육관련 활동들 역시 종교 본래의 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고 시설의 이용이 무상이 아닌 점 등을 볼 때 순수한 종교적 활동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며 과세대상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질문 사례는 아직 확정된 판결은 아니지만, 최근 일련의 판결들은 신앙으로서의 종교의 영역과 재산의 소유로 인한 납세의무의 관계를 재고케 합니다.

 - 유창식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