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의 대출이자 상한선을 하향 조정할 경우 대부업체의 불법영업이 확산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리상한 조정 대신 소액신용대출 활성화 방안 마련과 현 금리상한의 실효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 정찬우 연구위원은 11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대부업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등록업체의 평균대부금리는 168%에 달하는 등 대형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금리상한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금리상한의 하향조정은 대형업체와 소형업체에 각기 다른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업체는 감독당국의 감시를 벗어나서 금리상한 이상의 금리를 부과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신용평가를 강화할 것"이라며 "그 결과 8~10등급 고객은 대부분이 대부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이들에 의한 대부공급은 감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소형업체의 경우 등록여부에 관계없이 현재도 66%의 상한을 초과하는 금리를 부과하는 업체가 대부분이어서 금리상한의 하향조정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상한을 준수하고 있는 일부업체들은 신용평가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금리상한이 하향 조정되면 이윤확보를 위해 불법영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금리상한의 하향조정보다는 서민금융기관의 소액신용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되 다른 한편으로는 현 금리상한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그는 "신용도가 충분히 높지만 대형 대부업체로부터 60%대의 고금리로 급전대출을 받는 고객은 서민금융활성화를 통해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담당해야 한다"며 "대형업체 고객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계층은 현 금리상한 수준에서 대부시장 이용이 가능하도록 대형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형업체의 이용자중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계층은 대형업체를 이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신용도가 낮은 계층의 경우 일부는 대안금융이 담당하고 나머지는 중장기적으로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흡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연구위원은 고금리로 인한 서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이자제한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금리상한을 60%와 55%로 하향조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금리상한의 급격한 조정은 무등록 음성대부시장의 성장을 야기할 수 있으며 불법영업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이 이용자에게 전가되면서 금리상한 조정 이전보다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상한을 우선 60%로 조정하되 추후 여건을 고려해 추가로 낮추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고금리로 인한 서민의 피해를 가시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10% 정도 금리상한을 낮출 필요가 있으며 대형 대부업체 이용자의 상당수가 신용등급이 양호한 점을 감안하면 10% 이상의 추가 조정도 가능하다"며 "그러나 큰 폭의 금리상한 하향조정으로 인해 등록대부업체의 음성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금융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대안금융제도 도입와 사회안전망 확충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편 금융연구원이 설문과 면담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상 대부업체 가운데 신용대출만을 취급하는 14개 대부업체의 경우 연이자율 60~66%인 상품이 대부잔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반면 저금리 상품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대부업체의 평균 조달금리는 12.95%로 제도권 금융기관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대부업체 이용 고객은 연소득 2천만원 이하의 저소득층과 소득증빙이 불가능한 계층의 이용비중보다 연소득 2천만원 이상의 중간소득층과 고소득층의 비중이 61.9%로 더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