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공직자의 77.9%가 지난해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00명 가운데 24명 꼴로 1억원 이상 재산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이남주)가 30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2006년 12월31일 기준 행정부 고위공무원단 나등급(옛 2급) 이상 공직자 625명의 재산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재산이 늘어난 공직자는 1억원 이상 증가자 152명(24.3%)을 포함해 모두 487명(77.9%)에 달했다.

 

반면 재산이 줄어든 공직자는 138명(22.1%)이며, 이 가운데 1억원 이상 감소자는 39명(6.2%)에 그쳤다.

 

그러나 재산의 매매 등 거래가 없었더라도 가액변동분을 반영토록 한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1억원 이상 증가자 405명(64.8%)을 비롯해 고위공직자의 90.4%인 565명의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재산 감소자는 1억원 이상 16명(2.6%)을 포함해 60명(9.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착시현상'은 올해부터 부동산, 증권 등 주요재산의 가액이 변동되면 그에 맞춰 변동된 가액을 기준으로 신고토록 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종전까지는 부동산의 경우 매매가 없었다면 최초 신고가, 주식은 최초 구입가를 기준으로 신고했다.

 

옛 기준대로라면 고위공직자들이 지난 한해 1명당 평균 5천400만원의 재산을 불린 것으로 집계된 반면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평균 2억6천500만원씩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옛 기준이 고위공직자들의 재산보유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규모별 재산증가는 '1천만∼5천만원 미만'이 179명(28.6%)으로 가장 많았으며, '1억∼5억원 미만' 134명(21.4%), '5천만∼1억원 미만' 113명(18.1%), '1천만원 미만' 43명(6.9%), '5억∼10억원 미만' 16명 (2.6%), '10억원 이상' 2명(0.3%) 등의 순이었다.

 

재산감소자의 경우 '1천만∼5천만원 미만'이 45명(7.2%)으로 가장 많았으며, 5억원 이상 감소자는 7명(1.1%)에 그쳤다.

 

노 대통령의 재산은 장남 유학비용 등으로 인해 가액변동분 없이 전년보다 866만1천원이 줄어든 8억2천66만9천원으로 집계됐으며, 2003년 2월 취임 이후에는 약 4년만에 3억4천724만5천원이 늘어났다.

 

최근 퇴임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가액변동분 없이 봉급저축과 부동산 가격상승 등으로 '순자산'이 1억152만4천원이 늘어나 재산 총액이 모두 5억2천98만5천원에 달했다.

 

국무위원 중에선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이 가액변동 증가분 2억9천150만원을 포함해 2억9천798만8천원이 늘어난 41억5천91만2천원으로 재산가 반열에 올랐다. 반면 농민운동가 출신인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본인, 배우자, 자녀의 저축 등에 힘입어 1억3천512만2천원이 늘었는데도 전체 재산은 마이너스(-) 2천941만8천원으로 국무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재산이 감소했다.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공직자는 정성진 국가청렴위원장으로 세금납부 등으로 지난해 순자산이 5천488만4천원 줄었으나 새 기준이 적용됨에 따라 무려 40억2천92만1천원이 증가해 재산총액이 95억1천748만9천원이 되면서 고위공직자 재산총액 '넘버3'에 올랐다.

 

2위는 권영건 안동대 총장으로, 순자산은 1억7천698만9천원이 줄었으나 새 기준의 적용으로 31억9천712만2천원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산감소자 1위는 이승신 한국소비자보호원장으로 가액변동으로 2억267만1천원이 늘었으나 이번에는 시부모 재산을 공개내역에서 제외해 12억6천56만7천원이 줄었다.

 

감소자 2위는 김학민 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장으로, 가액변동 증가분이 581만1천원에 그친데다 증여 등에 따른 순자산 감소가 6억2천983만4천원에 달해 모두 6억2천402만3천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다 자산가는 신철식 국무조정실 정책차장(지난해 기획예산처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 1년새 순자산이 4억5천210만2천원이 줄었으나 가액변동분이 9억5천214만원이나 불어나 전체 재산이 191억1천724만9천원으로 증가, 전년에 이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 철 한국철도공사 사장 103억8천535만5천원, 정성진 위원장 95억1천748만9천원 등의 순이었으며, 박찬욱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순자산이 2억1천633만9천원이나 감소했음에도 불구, 95억647만9천원의 재산으로 '넘버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