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 국세청장이 오는 25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전 청장은 이주성 전 청장이 '인사 잡음' 등의 후유증으로 돌연 사퇴한 이후 흐트러진 국세청의 조직을 정비, '참여정부' 후반기 세정을 차질없이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요한 일이나 큰 행사가 닥치면 얼굴에 피부 발진이 날 정도로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을 지닌 전 청장은 자신의 캐릭터답게 취임 일성으로 '따뜻한 세정'을 기치로 내걸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세금이 따뜻할리야 만무하지만 세금을 거두는 정책만큼은 민심을 헤아려야 한다"는 취지다.

 

지방국세청과 일선 세무서의 조사인력 672명을 세금신고 등 납세 편의 부문으로 전환한 것이나 세무조사 대상과 기간을 평균 20% 정도 감축한 것도 '현장 경험'을 감안한 행정 혁신이라는 평가다.

 

인사 등 내부 시스템에도 변화를 몰고왔다. 스스로를 '돈없고 연줄없는 강원도 촌놈'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전 청장은 학연, 지연, 혈연 등 '연고주의'에서 벗어난 인사 스타일을 정착시켜나가고 있다는 게 직원들의 평이다.

 

"하위직에서 시작해도 최고의 지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임사대로 9급 출신의 박찬욱 조사국장을 서울지방국세청장에 임명한 것이 그 예다. 전 청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하위 직원들에게 관심이 많다.

 

또 딱딱한 상명하복식의 구태의연한 회의 관행에서 벗어나 어떤 회의든 1시간내로 줄이고, 직급에 관계없이 쌍방향에 의한 '예외없는 의사표현' 방식을 접목시키고 있다.

 

국세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것이 해외에 진출한 우리기업의 성공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내에 유치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세청장 회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도 괄목할만한 성과다.

 

특히 전 청장은 이번 회의에서 국제적 조세회피에 대한 과세당국간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서울선언'의 만장일치 채택을 주도해 국제사회에 국세청의 위상을 높였다.

 

전 청장은 취임때 "과거처럼 정치적 오해를 살수 있는 언론사 일제 세무조사를 벌이지 않겠다"는 소신을 밝혔으나 최근 일부 언론사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직원의 국회 로비와 현금영수증 카드 발행과 관련한 기업들의 협찬.후원 문제가 도마에 올라 홍역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