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를 막으려면 세무조사 대상자를 늘리고 가산세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진권 아주대 교수는 7일 '일본의 탈세 수준은 왜 우리보다 낮은가?'라는 논문에서 조세행정 체계가 비슷한 한국과 일본의 납세 순응도와 이를 결정하는 요인들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경우 지하경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5∼50%, 일본은 8∼10%로 각각 추정된다"며 "방법론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의 납세 순응도가 일본보다 매우 낮다는 사실에 대해선 별다른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탈세 수준이 높은 것은 납세 순응도를 결정하는 요인들의 차이에서 설명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우선 신고 납세자 중 세무조사 선정 비율을 보면 2000∼2003년을 기준으로 소득세의 경우 한국은 0.3% 안팎인데 일본은 1% 정도로 높고 법인세 세무조사 비율도 한국은 최고 1.8% 수준인 반면 일본은 4% 수준으로 두배 이상 높다고 그는 소개했다.

   세무조사 강도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확실히 낮은 수준이어서 탈세를 제대로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탈세가 적발됐을 때 적용하는 가산세율도 과소 신고의 경우 한국은 약 10%(소득세)와 약 18%(양도소득세)를 적용하고 미신고에 대해선 20%(소득세)와 10%(양도소득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과소신고 행위에 대해선 단순한 탈세에는 최고 15%를 적용하지만 의도적인 탈세에는 35%로 높은 가산세율을 적용하고 미신고의 경우도 단순 탈세는 15%이지만 의도적인 탈세는 40%로 매우 높다.

   아울러 조세정보 공개정책에서도 한국은 탈세에 대한 통계정보와 개별납세자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지만 일본은 탈세에 대한 통계정보는 물론 최고소득계층의 개별납세자료도 공개하고 있다.

   현 교수는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탈세 수준이 높은 것은 탈세를 억제하는 정책 수단들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세무조사 대상자 비율과 가산세율을 강화하고 조세정보를 적극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