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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75]
<새해 경제제언> 윤증현 "위기에 대한 국민공감대 없는 게 위기"
[2015-12-28 연합뉴스]
"내년 총선으로 정치시즌 시작되면 골든타임 다 놓칠 우려"
"기활법 등 주요 법안 처리에 국회가 조속히 협조해야"
"선진국 복지수준으로 높이려면 조세부담률 올려야"

"정치권이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지금이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 못지않게 위험한 시기라고 할 수 있어요."

윤증현(69)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내년 4월 총선으로 정치시즌이 본격 시작되면 경제회복을 위한 '골든타임'을 다 놓칠 수 있다"며 "국회가 주요 법안 처리에 빨리 협조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2월부터 이명박 정부의 두 번째 경제팀을 이끌었다.

2011년 6월까지 3년여 동안 경제정책을 총지휘했던 그는 퇴임하고 나서 '윤경제연구소'를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윤 전 장관은 과거 경제위기와 비교한 현 경제상황에 대한 질문에 "위기 정도를 잴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표현을 쓰든 어려움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체적인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은 위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위기 요소"라며 "정치권에서 위기라는 인식을 못하고 있으니 행정부가 국회를 설득하고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최대 장점으로 "한번 한다면 해내는 결기와 에너지"를 꼽았다.

반면에 단점으로는 "사회적 갈등의 심화"를 거론했다.

박근혜 정부의 조세 정책에 대해서는 일침을 놨다.

윤 전 장관은 "증세없는 복지라는 것은 허구"라며 "선진국만큼 복지수준을 높이려면 조세부담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증세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현재 상황이 앞선 경제위기와 비슷한 면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 위기 정도를 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경제주체가 체감하는 정도나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봐야 한다. 그런데 어떤 표현을 쓰든 어려움이 있는 건 분명하다. 총체적인 글로벌 수요는 줄고 있는데 공급과잉으로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 수위권인 한국 조선 3사가 해외플랜트 과당경쟁에서 초래된 손실로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은.

▲ 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이 국회에 올라 있는데, 정치권이 빨리 협조를 해줘야 한다. 또 일자리 문제가 시급한 만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처리도 시급하다고 본다.

-- 국회에서 경제관련 핵심 법안 처리가 계속 지연되는데 뭐가 문제라고 보나.

▲ 민관이 각자 자기 역할을 다 해야 하는데 국회가 저렇게 움직여주지 않으니 문제다. 입법적으로 (경제정책을) 지원해주는 게 국회 역할이다. 예전 위기와 다른게 있다면 지금은 (경제 위기라는) 국민적인 공감대와 인식 자체가 옅다. 그게 제일 큰 위기다. 특히 정치권도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는 협조가 됐었는데, 지금은 위기라는 인식이 없다. 결국 행정부가 국회를 설득하고 주도해 나아가야 한다.

-- 4월 총선이 시작되면 위기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 정치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그야말로 골든타임을 다 놓칠 수 있다. 선거가 경제정책 집행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정치로부터 행정이 완전히 독립적이거나 중립적일 수는 없다. 굉장히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정부 정책을 경제원리에 입각해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 저출산·고령화, 청년취업 등은 역대 정부들이 모두 신경 쓴 문제였고 상당한 예산도 투입됐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거 같은데 문제가 뭐라고 보나.

▲ 정책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무엇을 지향하는지, 그리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과 전술이 무엇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걸 제대로 설정해야 정부가 하고자하는 일을 성취하고 국민 신뢰도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정부의 정책 목표 타깃이 불분명하고, 또 그걸 이루기 위한 전략·전술도 부족한 것 같다.

-- 한국경제의 강점과 약점을 꼽는다면.

▲ 최대 장점이라면 우리는 지금까지 한번 한다고 하면 해내는 결기와 에너지가 있다. 신명나는 그런 게 있다. 이걸 잘 조직해서 국민 공감대를 이뤄야한다. 근데 지금은 사회적 갈등이 너무 심해지고 있다. 장점이 정상적으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시대라고 부를 만하다.

-- 재정적자가 쌓이는 가운데 증세를 않겠다는 정부의 조세 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 '증세없는 복지'라는 것은 허구다. 지금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하고 있는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데서 오도하는 것 때문이다. 새로운 세목을 만들거나 세율을 올리는 것만을 증세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국민의 주머니에서 더 얻어내고 나오게 하면 그게 증세다. 정부가 증세없이 복지재원 135조원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해 놓고 지금 제대로 된 게 있는지 묻고 싶다.

-- 증세가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로 해야 한다고 보나.

▲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18∼19% 정도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5%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복지 수준을 높이려면 선진국만큼 끌어올려야 한다. 조세저항은 많이 심하겠지만, 적어도 20%까지는 조세부담률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늘에서 복지가 거저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 민관기구인 중장기전략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중장기 경제발전전략'을 보면 정부가 '주도자' 역할에서 벗어나 '조력자'가 돼야한다고 했다. 앞으로 정부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 기업이 시장을 이끄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기본이다. 시장경제 중심에 기업이 있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결국 민간이다. 정부는 당연히 민간을 서포트(지원)하고 민간이 시장의 중심에 서야 한다. 이를 위해 규제완화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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